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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호빌딩 

PHOTO BY ARCHIBEAR

청호빌딩의 과거는 평범했다. 지난 세기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상업지역의 평범한 근린생활시설이었다. 지하1층, 지상6층. 두 도로가 만나는 코너에 위치한 이 건물은 잿빛 타일로 마감되어 있었다.

청호빌딩은 리노베이션을 통해 다시 태어났다. 신축이 아닌 만큼 공간이나 매스를 건드리기는 힘들었을 터. 이에 건축가는 입면 커튼월을 비스듬히 비틀어 새로운 표정을 창출해냈다. 낡은 타일을 벗겨내고 알루미늄 시트의 새 옷을 입었다. 불규칙적인 시트 패턴은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창호의 비스듬한 드나듦과 같은 목소리를 낸다.

공간은 달라지지 않았지만, 제 얼굴은 완전히 달라졌다. 완벽한 ‘성형수술’이었다. 건물이 비로소 건축물로 탄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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