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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ARCHIBEAR
2005년 메리츠타워가 건축되었을 때만 해도, 강남의 중심 강남역 사거리 주변에는 이렇다 할 마천루도 랜드마크도 없었다. 빼곡히 들어찬 오피스빌딩과 근린생활시설들. 중간 정도의 규모를 넘지 않는 건물들은 강남역이라고 하는 장소의 힘을 다 담아내기에 다소 버거워 보이기까지 했다. 2005년 강남역 사거리의 남동쪽 블록, 역삼동에 지상 30층의 메리츠타워가 들어섰다. 사람들의 눈길을 끈 것은 그 높이가 아니었다. 그 30층의 꼭대기에 매달린 거꾸로 박공 지붕이었다. 강남대로를 면한 서측면이 오롯이 유리 커튼월로 마감된 기준층 매스 위로, 한참이나 빈 공간을 두고 위쪽은 평평하고 아래로 세모꼴을 한 장대한 캐노피가 자리잡는다. 그 세모꼴의 입체 형상은 보는 각도에 따라 매우 날카로우면서 세련된 인상을 전한다. 메리츠타워라는 이름은 몰라도, 강남역을 오가는 많은 이들이 그 비범한 지붕만큼은 기억하고 있을 테다. 로비와 후면의 수공간 또한 예사롭지 않다. 로비 전면으로 사분원의 단면을 한 유리 커튼월이 있고, 그 너머로 층층이 흘러내리는 멋스런 수공간의 풍경이 펼쳐진다. 마치 그 많은 물이 떠 있는 로비 공간 아래로 흘러드는 듯하다. 조경과 건축이 힘을 합쳐 만들어낸 멋스러움이다. |